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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첫 자전거 사고.....



글을 오래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아래.. 자출사에 쓴 글을 그대로 옮겨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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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천 상동 -> 화곡동 -> 가양대교 -> 원효대교 -> 원효로3가 까지 자출퇴하는 영이애비입니다..

오늘 아침.. 상쾌하게 집을 나섰습니다. 이번 주 들어 계속 일이 생겨 자출을 못하다가...
노란 자출사 교복도 받고, 공구한 라이트도 왔기에.. 오늘은 일찍일어나서 즐거운 마음으로 나섰지요...

부천 오정대로를 지나 화곡동에 들어섰습니다.
첫번째 사거리를 지나면 바로 내리막이 시작됩니다.
내리막을 가장 왼쪽 4차선에 붙어서 달리고 있는데...... (이 구간은 4차선이 버스전용차선입니다.)

뒤에서 빠아아아아~~~앙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힐끗 뒤 돌아 보니 버스네요...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 이른시간이라... 아직 차들도 붐비는 시간도 아니고..
제 자전거가 느려서 거슬린다면 충분히 피해 갈 수 있을 정도로 다른 3차선이나 2차선은 넉넉한데....

그냥 무시하고 계속 달렸습니다..

그랬더니.. 저를 추월하지도 않으면서 계속 빠아아아아아~~~ 앙 거리며 쫒아오네요...

그러다가 결국...
제 옆으로 다가오더니... 버스가 제 쪽으로 슬슬 다가옵니다...

어.... 어.... 어....

버스와 제 자전거의 폭이 좁아듭니다.... 소위 이야기 하는 밀어내기를 당하고 있던 것입니다...(버스전용차선이니까 버스만 가야 한다... 자전거는 나가라???)

그렇게 한 20미터쯤 밀리다가 결국...

더 이상 공간이 좁아지면 위험할 듯 해서...
옆의 인도턱이 낮은 곳으로 피해 올라가려고 하는 순간...

인도턱이 낮기는 하지만 조금 돌출되어 있어... 그 곳에 자전거 바퀴가 미끌어 지면서.. 바로 넘어졌습니다...

쿠당~~~

끝까지 핸들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가슴팍으로 바닥에 충돌,
그리고 핸들을 쥐고 있던 손이 아스팔트에 갈리고...
앞 머리가 바닥에 충돌...
쓰고 있던 고글이 충격에 날아가고....

넘어진 순간... 아무 생각이 안들더군요...

바닥에 충돌한 가슴이 너무 아파 숨도 쉬기 어려웠습니다....
너무 아파 인도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주위를 살펴보니...

인도턱에 자전거는 널부러져 있고... (다행히 자전거는 큰 이상이 없어보였습니다. 핸들바에 약간 흠집이 난 것을 제외하고..)
고글은 날아가서 저 만치 굴러 있고...

그나마 장갑을 끼고 있었고... 헬멧을 쓰고 있어서... 큰 외상은 없었습니다..

장갑이 땅에 갈리면서 찢어졌고.. 찢어진 사이로 새끼손가락이 바닥에 갈려 조금 피가 났습니다..
손바닥에 시퍼렇게 큰 멍이 들었네요...
헬멧 때문에 머리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지나간 버스를 찾았습니다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후 였습니다....

너무.. 너무... 너무 억울합니다..

제가 4차선.. 버스전용차로를 달린게 잘못인가요??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사람 목숨을 위협하며 밀어대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너무 경황이 없어서... 버스 번호도 못 봤고....
어느 회사 소속 버스인지도 못 봤습니다...
다만... 초록, 파랑, 빨강.. 이런 색의 서울 지역의 버스가 아니라....
하얀색에 파란 줄이 있는 부천 지역 소속의 버스라는 것만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 겨우 겨우 다시 자전거를 타고....
힘겹게 힘겹게 패달을 밟아서... 그나마 회사까지 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도...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아침에는 크게 많이 아프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조금만 움직이려고 해도 가슴팍이 먼저 욱신하고 아파오네요...
타자를 치는 손목도 계속 아픕니다...

약국에서 파스를 사다 붙였는데...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어떨지 걱정이 되네요...

휴~~~ 자출이 무서워 졌습니다...
어떻게든 그 버스기사를 잡아서 응징을 하고 싶은데.... 불가능 할 것 같네요....

덧글..) 그리고.. 또 하나 서러웠던일...
아침에 그렇게 넘어져서... 아파서.. 인도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는데...
그 길을 걸어 지나가는 사람 아무도... 제게 괜찮냐고 묻는 사람이 없더군요...
출근시간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많았는데...
제가 컥컥 거리면서 구르고 있으니까...
힐끔힐끔 쳐다보기는 하는 것 같은데....
아무도 와서 상태를 물어보는 사람 조차 없었습니다...

결국.. 혼자서 한 10분정도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바닥에 떨어진 고글과 전조등 들을 주워 자리를 떳습니다...

정말 무심한 사람들 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