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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Klipsch Gallery G-17 Air / 손실없는 무선의 즐거움

 

 

OPENNING

 

선 없는 자유로움은 언제나 우리에게 숙제였습니다.

 

베베꼬인 전선을 치렁치렁 매달고 속삭이던 유선전화는 무전기형태를 거쳐서 이제는 무선전화로 진화했고, 심지어 유선리모컨으로 조종하던 아이들 장난감 자동차 조차도 이제는 무선 컨트롤이 아니면 쳐다 보지도 않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선에 얽메이는 것을 의식적으로 거부했습니다. 선이 없는 자유로움, 그 편안함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음악을 듣는 활동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직까지 이어폰은 유선이어폰이 주류입니다. 물론 무선으로 음악을 듣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적 시도가 이루어졌으며, 그에 따라 블루투스와 같은 기술로 어느정도 성과를 이루어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블루투스 신호에 기대어 데이터신호를 전송하는 것은 태생적으로 그 주파수 한계 때문에 음악적 질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일반 음악애호가들에게는 충분한 음질을 제공하지만, 민감한 청취자들은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선으로 음악감상이라는 숙제에 새로운 해법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Apple에서 선보인 에어플레이(Air Play)라는 기술입니다.

 

에어플레이는 Wi-Fi 전송신호를 이용하고 그 네트워크자원을 이용하여 반경내의 모든 기기를 네트워크로 통합하여 비디오/오디오 신호를 전송하는 기술입니다. 블루투스보다 더 효율적인 신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선으로 무손실의 음악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2011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전시회에서는 이러한 에어플레이 기능을 탑재한 다양한 오디오 기기들이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살펴보고자 하는 클립쉬(Klipsch)의 갤러리G-17 Air(Gallery G-17 Air, 이하 G-17)도 같은 시기에 발표되고 우리에게 찾아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G-17의 모습을 살펴보고, 음악을 듣는 방법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HARDWARE

 

G-17의 첫 모습은 화려함 그 자체입니다.

 

스피커 위로 흐르는 반짝이는 광택은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물론 그 광택 때문에 조작을 하다보면 지문이 남기도 합니다만, 이 제품은 무선 제품이므로 한번 세팅을 해두면 그다지 손을 댈 일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남겨진 지문을 닦아주면 한동안 눈부신 광택은 보는이를 압도할 수 있습니다.

 

 

전체 무게가 3.4kg G-17은 벽에 걸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만, 함께 제공되는 스탠드를 이용하여 전시하는 것이 보다 멋져 보입니다. 스텐드를 사용하여 전시하였을 때는 마치 커다란 X-Box 키넥트(Kinect) 수신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G-17을 어디에 두고 음악을 들을지 결정한 다음 에어플레이가 작동되는 동안 완성된 모습을 감상하기만 하면 됩니다. 앞면에는 스피커 그릴을 씌우면 보다 정숙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스피커 그릴은 제품 뒷부분의 위와 아래에 자석으로 붙일 수 있으며 정확하게 딱 들어맞습니다.

 

에어플레이를 지원하는 여타의 다른 제품들(예를 들어 B&W Zeppelin Air )도 디자인이 뛰어나지만, G-17 역시 만만찮은 아름다움을 과시합니다. 구조는 어느모로 보나 매우 견고하고, 외관만이 아니라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답게 무게도 묵직합니다. 스피커 그릴을 벗기면 독특하고 날카로운 외관이 매니아의 가슴을 울리고, 또한 그릴을 씌우면 금방 무난한 디자인으로 공간속에 녹아듭니다. 만일 클립쉬의 다른 갤러리 라인업의 제품을 가지고 계신다면, 유사한 디자인의 그 테마를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품 오른쪽 측면을 보면 검은 버튼들이 나란히 배열되어 있습니다. 각각 전원, 볼륨조절(상하), 입력소스선택, 그리고 무선버튼이 반투명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버튼이 눌리는 느낌은 딸깍하면서 부드럽게 눌립니다. 그리고 전원버튼과 무선버튼은 조명이 들어와서 동작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에는 G-17의 모든 기능과 함께 빨리감기, 되감기, 재생, 정지버튼 등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점은 셔플플레이, 반복플레이, 그리고 음소

거 기능이 없습니다. 리모컨의 느낌은 본 제품과 다르게 조금은 저렴한 느낌입니다. 아쉽지만, 이 제품의 사용자들은 대부분 애플 디바이스나, 아이튠즈(iTunes)로 직접 조작할 테니 크게 상관없을지도 모릅니다.

 

후면에는 한쌍의 벽걸이용 나사홀이 있고, 중앙에는 깊숙히 자리잡은 커넥션 패널이 있습니다. 리셋버튼, 전원코드 연결부, USB포트(오디오 또는 애플기기 충전용), 그리고 유선으로 기기를 연결하기 위한 3.5mm 잭 연결부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연결패널까지 준비하였다면, 짤은 스테레오 연결케이블과 USB케이블도 함께 제공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더구나 G-17은 저렴한 가격대가 아니라는 것을 고려할 때, 기본구성품이 아쉬운 것은 무리가 아닙니다.

 

연결패널은 깊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G-17을 벽에 걸어서 사용할 때도 선들이 걸리적거리지 않아 편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왼쪽에는 큼직한 베이스 포트가 있고 전면 중앙에는 우퍼 사이에 리모컨을 위한 IR리시버가 들어가 있습니다.

 

 

 

 

AIRPLAY & SETUP

 

다른 일반적인 에어플레이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G-17 또한 부팅과 와이파이 연결에 조금은 시간이 걸립니다. (최대 40) 이는 현재 사용되는 에어플레이 칩셋의 한계이며, 이를 수정한 방안이 마련되면 향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하여 제품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놀라운점은 며칠이나 스피커를 켜둔 상태에서도 스피커와 전원 어댑터의 발열이 매우 적습니다. 그러므로 장시간 스피커를 켜두거나 벽에 걸어두어도 열로 인하여 플라스틱소재 외형 케이스에 금이 가거나 페인트에 변색이 일어날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습니다.

 

 

무선 연결 부분을 살펴보면, 802.11b/g Wi-Fi 신호를 통하여 최대 4대의 G-17을 작동시킬 수 있으며 모든 설정은 클립쉬의 Air App이나 컴퓨터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아이폰을 통하여 클립쉬 Air App을 불러내면, 알기 쉬운 그림과 설명을 보면서 한 단계씩 설정을 진행할 수있습니다.

 

더 좋은 점은 애드훅(Ad-Hoc)방식의 와이파이로 설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애드훅 방식으로 연결을 한다면 Wi-Fi 무선신호가 없는 상황에서도 기기와 G-17을 다이렉트로 연결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무선랜이 잡히지 않는 야외에서도 G-17을 이용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G-17을 무선네트워크에 연결하자마자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프로, 그리고 PC iTunes에서도 G-17을 작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어떤 기기에서든 G-17을 선택하기만 하면 몇 초안에 연결이 이루어지고, 아무 문제 없이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G-17은 애플의 에어플레이 기술을 사용한 스피커입니다. 그러므로 애플의 제품들이 아닌 안드로이드 기기들은 G-17을 사용하지 못할까요?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에어플레이는 무선 DLNA스트리밍과 호환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기기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All-Share 앱을 이용하면 G-17과 연결하여 음악을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갤럭시 사용자라면 G-17을 영입하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결론입니다.

 

 

 

 

 

SOUND

 

이제 본격적으로 G-17의 핵심, 사운드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G-17에서 음악을 틀어보면 놀라실 수 있습니다. 그 성능에 넋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G-17은 크기에 비하여 매우 큰 음량을 자랑합니다. 그러면서도 선명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볼륨을 최대로 높여도 무리하는 기색이 없었고 잡음이나 왜곡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사운드바 형태이므로 5.1채널 스피커 세트처럼 훌륭한 공간감을 선사하지는 못하지만 1.5~1.8m 밖에서도 디테일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클립쉬는 최대 3.6m 안에서 들을 것을 권했는데, 이는 일반적인 생활 공간에서는 충분한 수준입니다.

 

G-17은 이중증폭시스템으로 한 쌍의 2.5인치 클륍쉬롱스로우 IMG 우퍼 ( 20와트) 2개의 90 x 90 트랙트릭스 혼(Tractrix-Horn)이 장착된 0.75인치 트위터유닛( 10와트)을 활용하며, 이 모든것이 베이스리플레스(Bass-Reflex) 인틀로저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클립쉬의 이름에 걸맞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쿵쿵 울리는 저음을 쏟아내는 G-17은 공간을 압도합니다. 정말 자연스러운 저음이며, 많은 음악애호가들이 이 기기의 표현 수준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외부 서브우퍼의 지원이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사이드 베이스포트에서 펑펑 쏟아지는 바람 앞에 손을 대 보자 그 아쉬움은 곧장 가라앉았습니다.

 

고음 부분 역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매우 매끄럽고 기분 좋은 고음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클립쉬의 고음은 선명하면서도 귀에 거슬리거나 갈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깨끗한 보컬의 전율을 느끼면서도 날카로운 음 때문에 귀를 괴롭힐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놀라운 저음과 고음에 비하여 중음역 레벨은 조금 빈 곳이 있습니다. 밴드가 연주하는 곡을 들을 때 복잡한 기타 연주가 나오는 특정 구간에서는 조금 공간이 모자란다는 느낌이 듭니다. 더구나 G-17은 자체적으로 EQ를 조절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기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EQ를 조절해야 하는데, 그것은 꼭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 부분만 빼면 G-17은 나무랄 데가 없으며 따스한 톤으로 많은 음악 장르를 꼭 맞게 소화해 냅니다.

 

 

 

CONCLUSION

 

클립쉬 G-17은 일반적인 에어플레이 호환 스피커와 같은 제품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저평가입니다. 클립쉬는 분명히 본인들의 에어플레이 첫 작품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분명하며, 그렇기 때문에 바위같이 견고한 제품이 탄생했고, 사운드도 매우 튼실합니다.

 

 

다만 아쉽다면 처음 기동시간이 조금 길다는 것과 볼륨 표시가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부실한 리모컨 등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음역을 높일 수 있도록 EQ기능이 부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는 순조롭게 설정할 수 있었고 성능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현재 G-17B&O BeoPlay A8, 그리고 B&W Zeppelin Air과 같은 다른 에어플레이 스피커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물론 경쟁제품들이 또 다른 오디오의 명가 제품들이고, 전통적으로 고가에 거래된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G-17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더구나 사운드의 품질을 따져본다면 더욱 더 G-17에 대한 선호도는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만일 여러분의 집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할 최고급 에어플레이 스피커를 찾으신다면 클립쉬의 G-17 Air가 최강의 에어플레이 시스템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